The Hill To Climb for Hillary Clinton Who Clinched Democratic Nomi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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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미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힐러리가 넘어야 할 고개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수를 확보하며 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미국 민주·공화 양당에서 여성 대선 후보가 나온 건 처음이다. 오는 11월 본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이기면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오른다. 퍼스트레이디와 상원의원, 국무장관을 지낸 힐러리가 준비된 대선주자임에는 분명하나 가야 할 길은 멀어 보인다. 지금까지 대선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기류로 볼 때 ‘워싱턴 정치’에 대한 미국인들의 분노를 넘어설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건이다. 중하위 계층의 미국인들은 소득 정체와 갈수록 심각해지는 부의 편중에 좌절하고 있다. 소득불균형 정도를 보여주는 미국의 지니계수는 2013년 기준 0.40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4위이며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사회주의적 성향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힐러리와 접전을 벌인 것도 유권자들이 기성정치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보고 대안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힐러리와 트럼프가 맞붙을 본선에서 유권자들의 양극화 해소 요구는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비록 진보적 자본주의자로 평가받는 힐러리라 해도 주류 엘리트의 길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거대한 기득권 벽을 타파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샌더스가 제안했던 대형 금융기관 해체, 전 국민 건강보험, 자유무역 축소 등 좌파적 정책을 포용하면서 노동자들과 젊은층의 요구를 반영해야 하나 그를 둘러싼 세력이 쉽게 용인하긴 쉽지 않을 수 있다. 힐러리도 2013년 골드만삭스에서 3차례 연설하고 67만5000달러(약 8억원)를 받는 등 기득권 세력인 월스트리트 대형 금융기관과의 유착 의혹을 받고 있다. 완벽한 이미지와 달리 힐러리는 국무장관 재직 시 공적 업무에 개인 e메일 서버를 사용한 문제 때문에 신뢰도에도 흠이 간 상태다. 그는 대외적으로는 미국 동맹국들과의 군사협력 강화, 다른 나라의 시민사회에 대한 관여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파적 외교정책으로 미국을 신냉전으로 밀어넣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국 군산복합체가 그의 당선을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 미국 대선은 경제적 불평등 해소가 화두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도 양극화가 미국 못지않게 심각하다. 미국 대선주자들이 시장경제 체제에서 소외된 취약계층을 위해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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