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sons from the US Surfside Dis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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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현지시간) 오전 1시 30분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 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에서 12층 아파트 건물이 갑자기 무너졌다. 한밤중 깊은 잠에 빠졌던 주민 대부분이 빠져 나오지 못했다. 사고 직후 발코니 등에서 구해낸 40여 명을 제외하고 150여 명이 실종됐다. 이 가운데 90명이 11일까지 숨진 채 발견됐다. 2001년 9ㆍ11 테러를 연상케 하는 비극이었다.

사고 이틀 뒤 찾은 현장은 비현실적이었다. 미국 대표 휴양지 마이애미비치의 초여름 화창한 태양 아래 팬케이크처럼 납작하게 무너진 건물, 그 앞에서 실종자를 위해 울며 기도하는 시민들과 참사 현장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은 해변에서 유유히 선탠을 하는 관광객들. 장면 하나 하나가 이질적이었다.

한국의 참사 현장과 유사한 게 있다면 수색과 구조 일선 공무원의 헌신이었다. 현지 시장부터 공무원까지 24시간 교대로 일했으나 한 명의 생존자도 찾지 못해 좌절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구조 작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실종자 가족 위로에 초점을 맞춘 대통령의 현장 방문도 눈에 띄었다.

한국과 또 하나의 공통점은 참사를 막을 여러 번의 사전 기회가 있었는데도 놓친, 인재(人災)였다는 점이다. 건물이 심각하게 손상됐다는 보고서가 2018년 나왔는데도 주민이나 당국이 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게 대표 사례다.

하지만 큰 차이점 하나는 ‘참사 희생양 찾기’가 없다는 것이었다.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당국의 조사, 범죄 혐의 여부 수사 등이 참사 후 3주 가까이 계속되고 있지만 결론을 채근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한국이었다면 “책임자를 문책하라”, “구조ㆍ수색 작업 속도가 너무 늦다” 같은 질책과 훈수가 쏟아졌겠지만 그런 여론은 잘 포착되지 않았다. 여야 정치권의 책임 공방도 없었다.

이번 사고는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 일어나선 안 되는 어처구니없는 참사였다. 그러나 냄비처럼 끓어올랐다 식어버리는 대신, 잘못된 과거에서 교훈을 찾아 올바른 미래를 도모하려는 꾸준함과 장기전은 인상 깊었다. 이런 사회문화 하나는 한국도 배웠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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