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 Obama’s North Korean Poli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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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워싱턴에서 발행되는 한 정치전문지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상징과도 같은 구호 ‘Change!’를 풍자하는 삽화가 실렸다. 2008년 대선 캠페인 당시 ‘Change!(미국을 변화시키자)’를 외치던 오바마가 2010년 12월에는 ‘(I’m) Changed!'(내가 변화했다)를 외치고 있는 내용이다.

이 삽화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올 연말 워싱턴 정가(政街)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오바마 대통령의 급격한 ‘변신’이었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란 자신감을 바탕으로 거침없이 개혁정책을 밀어붙이며 타협을 용납하지 않을 것 같았던 그가 중간선거 참패 후 보여준 행보는 확실히 놀라웠다.

부유층까지 포함한 감세연장안을 공화당 지도부와 타협한 것은 민주당 지지층에게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CNN의 한 시사프로그램은 오바마가 최근 몇년간 “최고갑부들에까지 세금을 깎아주는 ‘부시 감세’를 끝내겠다”고 공개석상에서 한 발언(5차례가 넘는다)만 편집해서 보여줬다. 민주당이 의총까지 열어 공개비판을 하며 반기(反旗)를 들었지만 오바마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밀어붙였다. 오바마는 이 과정에서 별로 호감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감세안의 당위성을 홍보해주도록 ‘SOS’를 치고, 그에게 백악관 단상을 단독으로 내주는 파격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15일에는 그동안 ‘탐욕의 상징’으로 매도했던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투자확대와 고용창출에 노력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정도면 2년 전의 그가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오바마(totally new Obama)’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의 변신이 민심의 변화에 대한 통 큰 수용인지, 2년 뒤 재선을 염두에 둔 정략적 행동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적어도 그가 어떤 분야에서든 ‘바뀔 준비’가 돼 있다는 것만큼은 틀림이 없어 보인다.

바뀔 수 있는 것은 미국의 대북정책도 예외가 아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민간인 사상자까지 낸 연평도 도발은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정책에서 꿈쩍이라도 할 수 있는 공간을 완전히 없애버렸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 대북정책의 역사는 냉탕과 온탕의 연속이었다. 심지어 북한체제를 끔찍이 싫어했던 부시 전 대통령조차 대북 원칙주의를 끝까지 밀고 가지 못했다.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부르며 증오하다가 중간선거 패배 후 대북정책을 180도 수정했다. 하물며 민주당의 오바마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보고 대비하는 것이 옳다.

북한은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를 불러들여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 미끼를 던지고 있다. 도발한 뒤 평화공세를 펴는 과거 수법 그대로다.

얼핏 보면 미국 정부의 태도는 이 미끼를 쳐다보지도 않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부터 대선 준비에 들어가는 오바마에게 그 미끼가 주는 유혹은 작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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