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ory College: Reflecting on Past Ties to Slavery

<--

미국 남부의 명문 사학인 에모리대학이 과거 학교 창립과정에서 노예제를 인정하고 동원했던 과거사를 반성하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올해로 개교 175주년을 맞은 에모리대는 지난 1월14일 개교 기념일을 맞아 재단이사회 집행위원회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에모리는 초기 대학 건립 당시 노예제에 결부됐던 사실을 인정한다”면서 “특히 이같은 부인할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고, 잘못된 역사를 오랫동안 인정하지 않아온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러면서 “에모리는 미래를 향해 나가면서 무엇이 정의인지를 분간할 수 있는 지혜와 인류를 위해 지식을 사용한다는 창학 정신을 구현해 나가는 용기를 추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에모리대는 1836년 감리교 지도자들에 의해 설립되는 과정에서 노예제와 관련된 어두운 과거사를 갖게 됐다.

대학 창립자중 한명이었던 존 에모리 감리교 감독이 당시 노예 소유주였고, 대학 건립과정에서도 노예들이 옥스포드 캠퍼스 조성 공사에 동원됐던 것이다.

존 에모리 감독은 이 대학의 첫 교수이자 재단이사였고, 그의 이름을 따서 대학명이 정해진 점에 비춰보면 지난 14일 발표된 성명은 대학 창립자의 `아픈 과거’를 시인하고 사과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대학측은 과거사에 대한 시인과 사과에 머물지 않고 지난 3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노예제와 대학’을 주제로 미국의 여러 대학 설립 과정에서 노예들이 맡았던 역할을 조명하는 학술회의까지 열고 있다.

이 회의에는 지난 2006년 에모리대에 앞서 개교과정에서 노예제와 연관된 사실을 시인했던 브라운대학의 루스 시몬스 총장이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는 등 30여개 공사립대학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에모리대가 `외면하고 싶은 과거사’를 인정하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과 시간을 요했다.

당장 대학을 창설한 감리교 감독교회의 경우 남북전쟁 전후 노예제에 찬성한 남부와 반대한 북부로 분열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또 1902년에는 앤드루 슬레드 교수가 노예에 대한 사형(私刑)을 비판했다가 대학으로부터 쫓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에모리대는 지난 1960년대부터 진보적인 대학으로 거듭 나기 시작했다.

특히 1962년 조지아주 정부가 흑백 통합 교육을 실시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세금감면혜택을 박탈하는 법률을 시행하며 흑백차별을 하자 이에 맞서 소송을 제기했다.

또 2007년에는 저소득층 가정 학생들이 많이 진학할 수 있는 제도까지 도입, 현재 1만3천381명의 재학생중 아시아계가 16.6%, 흑인이 10.4%, 히스패닉이 4.2%에 달하는 등 소수인종계가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가 됐다.

이러한 진보적 학풍속에 최근 게리 하욱 부총장이 `용기있는 탐사가 주도하는 곳’이란 저서를 통해 대학 창립과정에서 노예제와 관련된 사실을 공개하자 대학 이사회측이 논의끝에 과거사에 대한 시인과 사과를 하는 성명을 내기로 결정했다.

벤 존슨 이사회 의장은 “개인이든 기관이든 과거의 사실을 인정하고 시인해야만 앞으로 전진할 수 있다”고 말했고, 짐 왜그너 총장도 “우리는 찬란한 역사 뿐만 아니라 부끄러운 역사도 인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도 대학신문 사설을 통해 대학 측의 과거사 반성에 대해 환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지를 보내고 있다.

About this public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