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의심할 여지없이 유동성 함정에 빠져 있습니다. 따라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또다시 돈을 풀더라도 효과는 미미할 것입니다.”
마이클 페롤리(사진)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FRB가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확률이 50%에 달한다고 진단했다. 뉴욕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페롤리는 지난 2002년부터 FRB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고 2006년 JP모건으로 옮겨 수석이코노미스트를 맡고 있다.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보유증권의 만기를 늘리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일각의 기대와 달리) 3차양적완화(QE3)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QE3는 앞으로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의 우려가 한층 커졌을 때 내놓을 수 있는 카드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그는 특히 “내년부터 미국 경제가 재정 긴축이라는 큰 역풍(head wind)을 맞게 될 것”이라면서 “일반 소비자들이 빚을 갚기 위해 소비를 줄이는 마당에 정부마저 긴축에 나선다면 미국의 성장동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JP모건은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의 4ㆍ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5%에서 1.0%로 대폭 낮추고 내년 1ㆍ4분기 전망도 1.5%에서 0.5%로 수정했다. 하반기 미국 경제 성장전망이 몇 달 전에 비해 크게 어두워진데다 내년에 재정긴축이 더 뚜렷해짐에 따라 성장률을 하향조정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페롤리는 미국 경제의 최대 난제인 주택시장과 고용문제에 대해서도 어두운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주택시장의 경우 공급과다 현상에 이어 금융규제까지 강화됨으로써 모기지 대출도 위축될 것으로 본다”며 “당분간 주택시장의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용 문제 역시 기업들이 고용을 충분히 늘릴 만큼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이 과거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을 겪을 것이라는 비관론에 대해 “양국 경제는 다르기는 하지만 버블이 붕괴된 후 회복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당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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