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book’s Enviable I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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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나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인터넷업계 최대 규모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다. 페이스북은 거래 첫날 수많은 신기록을 쏟아내며 주당 38.23달러에 마감됐다. 공모가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 머물러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단숨에 시가총액 1,046억달러(123조원)의 거대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창립 8년 만에 삼성전자나 퀄컴 같은 글로벌 간판기업을 훨씬 웃도는 몸값을 인정받은 것이다. 20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191억달러의 부자반열에 이름을 올렸고 덩달아 실리콘밸리 땅값마저 들썩이고 있다.

페이스북의 상장을 놓고 거품이 끼였다거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식의 논란도 새삼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페이스북 상장이 미국 경제에 새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페이스북은 애플과 구글의 뒤를 잇는 미국 벤처기업의 성공신화다. 이 회사와 연관된 80만여개의 웹 생태계는 수많은 웹 개발자나 다른 정보기술(IT) 기업들에 성장엔진의 젖줄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만 페이스북과 관련된 일자리가 45만개 이상 만들어졌다.

미국이 페이스북과 같은 간판스타를 줄줄이 만들어내는 것은 실패를 용인하는 실리콘밸리의 문화와 풍부한 투자자금 덕택이다. 저커버그도 지난 2004년 파일공유 서비스를 선보였다가 경쟁에 밀려 사업을 접었고 끊임없는 개인정보침해 시비에 휩싸여 좌절을 겪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184억달러의 실탄으로 본격적인 신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9억명에 달하는 전세계 가입자들의 개인정보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휴대폰ㆍ광고ㆍ결제시장 등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경제의 역동성을 위해서는 경쟁과 자극이 필요하고 유망 벤처기업의 등장과 공개 같은 것이 효과적인 수단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엔젤투자가 살아나고 있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1인 창조기업은 걸음마 단계이고 소셜커머스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관련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패자부활문화가 확산되고 자금과 인재가 벤처시장에 몰려드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래야만 걸출한 새내기 벤처가 탄생하고 선순환 생태계가 생겨난다. 유럽 위기로 어두운 요즘 같은 때 만약 국내에서도 페이스북 같은 스타벤처의 대규모 IPO가 있다면 시장 분위기는 한결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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