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wbeating and Lies Lead the Way in Fighter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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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와 거짓말로 끌고 가는 ‘전투기 사업’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과 관련한 정부 거짓말이 또 들통났다. 이런 사업을 무작정 끌고 간다면 사태를 더 크게 키울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전면적인 사업 재검토에 나서는 게 옳다.

이번 거짓말 역시 미국의 기술이전과 관련돼 있다. 사업 집행자인 방위사업청은 21개 기술의 이전에 별문제가 없으며 11월 중으로 미국 정부 승인이 날 거라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여러 기술의 이전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인 결정도 내년 상반기에나 이뤄질 거라고 한다. 이미 거부된 4개 핵심 기술에 이어 다른 주요 기술까지 이전이 막힌다면 전투기 사업은 얼마 안 가 좌초할 수밖에 없다. 도대체 이제까지 뭘 믿고 사업을 추진해왔는지 알 수 없다.

방사청은 협상단을 곧 미국에 보내 기술이전과 관련한 협상을 벌일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미국 태도는 상당히 완강한 듯하다. 이를 두고 미국이 한국의 독자적인 전투기 개발 자체를 바라지 않는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사실이라면 전투기 사업의 전망과는 별개로 미국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 자국산 무기를 계속 팔려고 동맹국의 안보를 담보로 우월한 지위를 남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투기 기술 이전은 차기전투기(F-X) 도입과 연관돼 추진됐다. 기술이전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8조원이나 들여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A를 구입하기로 한 결정 자체가 잘못이다. 애초 다른 기종이 우선 후보에 올랐다가 F35-A로 바뀐 과정도 투명하지 않았다. 성능과 비용을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최근 캐나다는 F35-A 구매 계획을 취소했으며 예정된 도입 대수를 줄이려는 나라도 여럿이다. 독자 전투기 개발이 정부의 최우선 목표라면 F35-A 도입 결정도 재고 대상이 돼야 한다.

한국형 전투기 사업은 무려 18조원이 투입되는 창군 이래 최대 규모의 국책사업이다. 억지와 거짓말이 잇따르지만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게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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