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슬람 증오’를 부추기는 트럼프의 망언
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7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많은 여론조사 결과를 볼 것도 없이 (미국을 향한 무슬림의) 증오는 이해심을 넘어섰다”면서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니파 과격 무장집단인 이슬람국가의 테러에 대한 공포를 이용해 공화당 후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선동이라고 짐작되지만, 그런 걸 고려한다 하더라도 모골이 송연한 막말이다. 오죽했으면 백악관과 유엔, 제3국인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의 총리들까지 일제히 그의 발언을 맹렬히 비판하고 나섰겠는가.
한마디로, 트럼프의 발언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이제까지 애써 쌓아왔던 국제 보편적 가치인 종교에 따른 차별 금지를 훼손하는 것일뿐더러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의 헌법에도 반하는 망언이다. 또한 미국을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로부터 보호하기는커녕 미국과 무슬림의 대결 구도를 조장함으로써 미국만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안전까지 더욱 위험에 빠뜨리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그는 발언 뒤 미국 안팎에서 쏟아져 나오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발언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일본의 진주만 공습 당시 취했던 일본계 미국인들의 격리조치와 다를 게 없다면서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 시대착오적이고 반인권적인 태도에 할 말을 잃을 지경이다.
인권과 민주를 앞세우는 미국에서 이런 돌연변이 같은 후보가 나온 것만으로도 미국의 수치다. 미국이 세계의 지도국을 자임한다면, 이런 우환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자정능력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국제사회라도 힘을 합쳐 이런 후보가 지구 위에 더 이상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행동해야 한다. 우리나라 정부도 트럼프의 망언을 지켜보고만 있어선 안 된다. 그것이 논란 많은 테러방지법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것보다 테러 방지에 훨씬 효과적이고 강력하다.
We here in the U.S. are not into “self-purification” We can say anything, or feel any way, or pray any way we want. This is called freedom, and it is the source of our great strength. If an American wants to say something stupid or racist or sacrilegious, we can refute it with our reasoning and our own freedom of spee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