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일본 3국의 탄도미사일 방어 공동훈련이 6월 말 하와이에서 처음 실시된다고 한다. 각국이 이지스함 1척씩을 파견해, 탄도미사일 대용의 미국 항공기를 띄워 놓고 미사일 경보훈련을 한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이고, 삼각 군사동맹을 향한 단계적인 발걸음의 하나라고 생각할 만하다.
겉으로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명분을 내세우지만, 군사대국화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과 일본의 움직임에 한국이 동참한다는 인상을 주기 쉽다. 여기에 한·미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국 배치 문제까지 고려하면, 단순한 군사 문제가 아닌 국제 외교·안보 문제로 비화할 소지가 다분하다. 그만큼 한국의 안보뿐 아니라 동북아 질서에 큰 파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도 이를 추진하고 대응하는 군 당국의 태도는 불투명할 뿐 아니라 폐쇄적이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이 이 사실을 보도하고 난 뒤에야 마지못해 확인해주는 태도부터가 당당하지 못하다. 군이 더욱 못미더운 것은 이번 훈련이 2014년 12월에 체결된 북핵 미사일 위협에 관한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의 범위 안에서 이뤄지는 정보분야 훈련일 뿐이지 미사일을 요격하는 작전분야 훈련은 아니라고 축소 설명하기에 급급하다는 점이다. 이런 설명은 마치 표적이 어디 있는지 정보만 공유했지 탄알 발사는 하지 않았으므로 사격훈련은 아니라고 강변하는 것과 같다.
나라의 안보가 위급하면 이보다 더한 훈련이라도 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한 국익의 유불리까지 군이 판단하게 해선 안 된다. 한·미·일 미사일방어체제 구축과 군사동맹 강화로 비칠 수 있는 이번 일이야말로 총체적 국익 차원에서 논의해 결정할 전형적인 사안이다. 국민적 뒷받침 없는 대외 군사정책은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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