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l China’s Eye on THAAD Lead to a Crack in the US-ROK Alli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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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사드 놓고 중국 눈치보다 한미동맹 균열 초래할 건가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5차 아시아안보회의의 4일 기조연설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폭넓은 안보망 구축을 위한 협력 강화를 촉구하며 일본을 필두로 호주, 필리핀과의 동맹 및 인도, 베트남, 싱가포르와의 파트너십을 차례로 언급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든 가치 있는 파트너십을 열거하겠다”면서도 한미동맹을 말하지 않은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

미 국방장관이 한국을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미국-일본-한국의 3각 파트너십’으로 뭉뚱그려 표현한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최근 한미 간 움직임을 보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도입과 관련해 중국 눈치를 보는 한국에 대한 ‘감정’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카터 장관은 2일 싱가포르로 가면서 한민구 국방장관과 사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그를 수행한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사드 배치에 관해 “곧 공개적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까지 했다. 그러자 한 장관이 직접 나서 “사드 문제는 이번 회담의 의제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미 국방장관의 연설 뒤 가진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사드가 논의되지 않았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2월 7일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 협의에 공식 착수하고도 미국에서 사드 얘기를 꺼내면 한국이 황급히 부인하는 일이 또 되풀이된 것이다.

한 장관은 4일 주제연설 후 문답 과정에서 “사드 배치에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이어진 한중회담에서 쑨젠궈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이 “사드는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침해한다”며 완강한 반대 의사를 밝히자 한 장관은 “사드는 북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는 방어용 무기”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어제 쑨젠궈는 주제연설을 통해 “사드의 한반도 전개는 필요한 방어능력을 훨씬 능가하는 조치”라고 거듭 반대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 달라”고 했던 한 장관의 설득이 통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미국과 중국은 6일 시작되는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도 북핵과 사드를 ‘카드’로 패권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북핵은 막지 못하고 대북 제재에도 소극적인 중국이 사드 도입을 막는 것은 한국이야 어찌 되든 안중에도 없다는 뜻이다. 우리가 지나치게 좌고우면하면 중국이 더욱 고자세로 나오면서 한미동맹의 균열까지 불러올 수 있다. 한국의 안보와 미래는 물론 지정학적 변화에 대응하는 외교안보 전략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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