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US and China Need To Coordinate Strategies for Changing Nor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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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가 추진 중인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미묘하게 전개되고 있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동참해 북한을 압박했던 중국은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대북 관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을 ‘자금세탁우려국’으로 지정해 압박 강도를 높였다. 중국이 북한에 대해 완고한 입장을 누그러뜨렸다고 해서 북핵에 대한 북·중 양국의 의견 대립이 해소된 것은 아닐 것이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리 부위원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북·중간) 우호협력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면서도 북핵 불용 원칙을 고수했다. 비핵화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한 대북 3원칙도 천명했다. 리 부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핵·경제 병진 노선 고수 방침을 강조했다.

중국의 대북 유화적 태도는 미국의 대중 견제 움직임에 맞서기 위한 성격이 다분하다. 리 부위원장의 방중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베트남·일본 방문에 대한 카드로 해석할 수 있다. 리 부위원장의 시 주석 면담 시간이 20분에 불과한 것은 이 면담의 상징적 측면을 말해준다. 반대로 미국이 리 부원장이 시 주석을 면담한 날 북한을 자금세탁우려국으로 지정한 것도 중국을 겨냥한 측면이 있다. 이는 동시에 미국과 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한 사전 조율 없이 독자적 행동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아시아 패권을 다투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 엇갈린 조치를 취하면서 북핵 문제를 양국간 갈등 구조 속으로 밀어넣는 것은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북핵 문제에 대한 양국의 조율된 입장이 중요한 시점이다. 미국은 북한 목을 조이고 중국은 풀어주는 현재의 상황이 우려되는 이유다.

중국과 북한의 유화적 움직임은 그 자체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북·중 양국이 핵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 한국과 미국은 이를 두고 대북 제재 이완을 우려했지만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중국을 통해 국제 고립에서 탈피하려고 시도한다면 이를 적극 돕는 것이 맞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6일부터 베이징에서 전략대화를 가진다. 북·중간 고위급 대화 복원의 의미를 살려 미·중 양국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입장을 정밀하게 조율하는 무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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