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stable Korean Diplomacy Due to US-China Confli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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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되면서 정상외교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 당장 어제 한·중·일 정상회의의 연내 개최가 무산됐다. 중국 측이 황교안 총리가 박 대통령 대신 참석하는 것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내년에 회의를 열겠다지만 한국의 대선으로 새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잇단 ‘중국 흔들기’에 따른 미국·중국 간 갈등 역시 한국 외교가 조만간 직면할 불안 요인이다. 트럼프가 지난 2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통화한 사실이나 지난 12일 ‘하나의 중국’ 정책을 비판한 것 때문에 미국의 전통적인 대중외교 노선을 얼마나 이탈할지, 한반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한국이 내달 대통령에 취임하는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제때 할 수 없게 된 것도 걱정거리다. 미국 새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수립 과정에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간 정부의 총체적 외교 실패를 감안하면 정상 부재로 인한 외교적 불안정성을 무조건 우려할 것만은 아니다. 현재 동북아 외교·안보 환경은 북핵 문제와 파탄난 남북관계, 신냉전구도 등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만큼 최악의 상황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현 상황은 오히려 사드와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나친 대미 편중 외교, 냉·온탕을 오간 대일외교 등 기존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한반도 평화·안정을 복원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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