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ngthening of Trump’s Far-Right/Racist Col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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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리한 통상 공세에 더해 극우·인종주의 색채를 드러내고 있다. 합리적으로 질서 재편을 꾀하는 대신 자신의 극단적 정치성향을 나라 안팎에 강요하는 모양새다. 이런 시도가 더 위험하고 불안한 세계로 이어질까 봐 우려된다.

트럼프가 25일(현지시각) 행정명령에 서명한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계획이 대표적 사례다. 불법 이민자의 유입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3200㎞에 가까운 두 나라 국경 전체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이웃나라 사람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인종주의적 행태다. 그는 대선 유세 때도 멕시코인을 강간범과 범죄자로 비하한 바 있다. 나아가 그는 12조원이 넘을 장벽 설치 비용까지 멕시코에 부담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멕시코의 주권조차 안중에 없는 행태다.

트럼프는 곧 시리아 난민 수용을 무기한 중단하고 다른 나라 난민도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주요 대상이 이슬람 나라들이어서 여기서도 인종주의가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의 이런 반이슬람 성향은 중동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이미 이스라엘은 그의 지원에 힘입어 팔레스타인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듯한 모습까지 보인다. 트럼프는 중앙정보국이 운영하는 비밀감옥을 부활하고 용의자에 대한 고문도 허용하려 한다. 이 또한 이슬람 과격단체에 대한 대응이 주된 명분이다.

어느 나라나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다른 나라를 일방적으로 압박하고 지구촌의 분열과 갈등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 이와 같은 행태가 퍼질 경우 지구촌의 공존공영과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것은 물론 예기치 않은 무력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미국이 정말 이런 세계를 바라는 건지 궁금하다.

장벽 설치 등 트럼프의 최근 여러 조처는 실효성이 의문인데다 미국의 국제적 지도력마저 심각하게 손상한다는 점에서 미국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제사회는 미국이 책임 있는 초강대국의 모습을 보일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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