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북 특사 필요하다는 조지프 윤 미국 대북특별대표
조지프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나 고위급 특사의 북한 파견을 포함, 북한과 미국 간 대화재개를 위한 힘겨운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고 미 NBC 방송이 보도했다. 북핵 6자회담 대표인 윤 대표가 의회 관계자들에게서 북·미 양측을 충돌로 몰아넣는 격한 말의 공방보다는 외교적 해법이 중시될 수 있도록 행정부를 설득해달라고 도움을 청했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또 의회보좌관 및 정부 관계자들에게 “백악관이 외교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취지의 토로를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보도만으로는 윤 대표의 발언 내용과 맥락이 분명치 않다. 하지만 발언의 당사자가 북·미 협상 담당자이고 발언 내용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윤 대표가 의회에까지 도움을 요청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미루어 짐작하기로는 북핵 문제에 대해 큰 틀의 해법은 물론 구체적인 전략도 없이 냉탕·온탕을 수시로 오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북핵 대처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기조 아래 면밀한 정책 검토와 한국과의 긴밀한 공조 속에서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없다. 그보다는 즉흥적으로 대응하거나 국정난맥과 지지율 하락이라는 자신의 국내 정치적 어려움을 타개하는 방편으로 북핵을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반도 운명이 걸린 북핵 문제는 이처럼 가볍게 취급할 일이 아니다. 워싱턴의 강경파들에 둘러싸인 채 고군분투하는 윤 대표의 처지를 결코 남의 나라 일로만 치부할 수는 없는 이유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흔들릴 수 없는 원칙이 돼야 한다. 북핵 문제는 외교적 해법이 중요하며, 마침 미 행정부 내에 이를 추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사실이 소중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전문 부서의 의견을 수용해 적극적으로 대북 대화와 협상을 벌이기 바란다.
한국 정부도 이들을 적극 지원하고 연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윤 대표가 추구하는 외교적 해법은 한반도 전쟁반대, 제재와 대화 병행이라는 정부의 북핵 정책과 맥락이 같다. 고위급 대북 특사 파견이 필요하다는 윤 대표의 견해도 시의적절하다. 날로 험악해지는 한반도 정세를 생각하면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사태의 출구 모색을 위해서는 어떠한 형태의 방안도 정당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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