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mp Threatens To Withdraw US Troops, Alliance under Pressure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미주리주에서 있었던 한 모금 만찬에서 우리로서는 참으로 당혹스러운 말을 했다. 그는 한국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그들과의 무역에서 매우 큰 적자를 보고 있고 우리는 그들을 보호한다”며 “우리는 무역에서 돈을 잃고 군대에서도 돈을 잃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남북한의 경계에 우리 병사 3만2000명이 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어디 한번 보자”고 했다. 연설 내용을 입수한 워싱턴포스트지는 그가 한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원하는 걸 얻지 못하면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해석했다.

백악관은 그 발언의 진의를 묻는 한국 언론에 “대통령은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것을 시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트럼프의 여러 돌출 발언에 대한 백악관의 해명은 과연 본인의 진의를 충실히 전달하는 것인지 영 미덥지 않았다. 그날 만찬에서 트럼프는 통상 이슈에서 미국을 배려하지 않는 동맹국들을 맹비난했다. 그런 맥락에서 평소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던 그가 주한미군을 언급한 것인데 결코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공식적으로 2만8500명인 주한미군 숫자를 다르게 말한 걸 보면 치밀한 검토 없이 즉흥적으로 한 발언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의 진의를 정확히 알 수 없으며 그래서 협박처럼 들리는 그 말이 더 불안하다. 

그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비롯한 여러 통상 이슈에서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주한미군을 지렛대로 삼으려는 발상을 했을 수도 있다. 방위비 분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포석인지도 모른다.

 어떤 경우든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안보에 결정적인 변수가 되는 문제를 그처럼 경솔하게 언급한 건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도 15일 상원에서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경우에 대해 “그(김정은)는 승리의 춤을 출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을 통상이나 방위비 분담 협상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위험한 발상 자체를 해서는 안된다. 미군 철수를 위협한 것처럼 들린 발언에 대해서는 직접 충분한 해명을 해야 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bout this public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