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완전한 돈 낭비”라면서, 축소된 형태로 진행된 최근 훈련에 대해서도 “나는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이같이 밝혔다. 더 심각한 인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훈련 때문에 ‘화가 나 있었다’면서 그런 주장을 펼쳤다는 사실이다. 한·미 동맹은 기본적으로 상호 공동 방위를 책임지는 군사동맹이며, 군사동맹의 핵심은 연합 훈련을 토대로 한 연합 전력(戰力)에 있다. 그런데 동맹의 적(敵)인 북한 지도자의 인식은 중시하면서, 정작 동맹을 내팽개치는 발언은 서슴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한국 대통령과 만난 자리가 아니라 일본 정상 앞에서 세계 언론을 상대로 그렇게 했다.
이런 취지의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후 “돈이 정말 많이 든다”며 중단 방침을 밝혔고,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회담 결렬 후에도 “군사훈련을 할 때마다 1억 달러 비용이 들어 오래 전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런 발언의 강도가 점차 심해지고,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폐기 결정을 한 뒤 이런 극단적 표현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 을지 프리덤 가디언 등이 폐지되면서 한·미 동맹은 사실상 훈련 없는‘페이퍼 동맹 ’시대로 접어들었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은 새삼 설명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미국을 향해 훈련 필요성을 설득해야 하는데, 오히려 동조하고 있다.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선 훈련 중단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이미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도 한국을 대놓고 무시하기 시작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 한국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문 정부가 동맹 강화를 외면하면 안보와 경제는 누가 지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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