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2일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기를 촉구하지만 군사적으로 필요하다면 오늘 밤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의 문을 열어두기 위해 (한미 연합) 훈련을 축소했지만 앞으로 수개월간 사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훈련 재개를 검토할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이 도발한다면 군사행동에 나서겠다는 경고다.
에스퍼 장관의 경고는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정면돌파’ 노선을 내걸고 대미 도발을 위협하는 데 따른 맞대응이다. 한미는 재작년 이래 연례 군사훈련의 명칭까지 바꿔 규모를 축소하거나 유예했다. 하지만 북한은 그 전제였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중단 약속의 파기를 협박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어제도 “강력한 정치외교적, 군사적 공세는 승리의 중요한 담보”라며 “공화국의 존엄과 생존권 침해 행위에는 즉시적이고 강력한 타격을 안겨야 한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연합훈련 재개 검토는 지극히 당연한 대응이다.
물론 한미가 먼저 대규모 군사훈련을 재개함으로써 작금의 긴장 분위기를 끌어올릴 이유는 없다. 얼마 남지 않은 외교의 시한을 앞당겨 정면 대결로 가는 것은 동북아 대결구도로 몰고 가려는 북한의 노림수에 말려드는 것이 될 수 있다. 군사적 대응은 외교가 실패한 이후 선택할 수단이다. 하지만 그것은 늘 준비돼 있어야 한다. 북한이 끝내 핵실험이나 ICBM 도발로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으면 곧바로 대응할 만반의 태세를 갖춰야 한다.
미국은 가공할 군사력을 가진 나라다. 그 대응은 무력시위 차원의 대규모 연합훈련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대북 전면 봉쇄, 나아가 전술핵무기나 중거리미사일의 한국 배치 같은 초강수로 이어질 수 있고, 그것은 동북아 정세 전반을 뒤흔들 수 있다. 중국 외교부는 2일 “긴장을 고조시키고 대화에 불리한 행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례적으로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까지 나선 이유를 김정은도 분명히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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