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함정 오면 쏴버려” 코로나19 비판을 ‘적들’에 돌리는 트럼프
코로나19 대응에 전념해야 할 때에도 이란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적개심에는 변함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바다에서 이란 무장 고속단정이 우리 배를 성가시게 하면 모조리 쏴버리라고 지시했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 15일 걸프해역 북부에서 작전 중이던 미 군함 6척에 이란 혁명수비대 무장 고속단정 11척이 10m 거리까지 근접하는 사건이 있었다. 미 해군은 이란 고속단정들이 공해상에서 1시간 동안 미군 군함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혁명수비대는 고속단정이 미리 예고했던 대로 순찰하고 있었는데 미 군함이 접근했고, 경고신호를 보냈음에도 물러서지 않은 채 위협을 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이 일과 관련해 이란에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걸프에서 미 군함과 이란 혁명수비대 고속단정이 서로를 위협하는 일은 해마다 몇 차례씩 일어난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당선시켜준 열띤 수사(rhetoric)를 다시 동원하기 시작했다”며 “중국 비난하기, 이란 위협하기, 이민자 탄압하기”를 꼽았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거짓말’ ‘고의적 책임’ 같은 표현을 동원해가며 연일 중국을 비난하고 있고, 영주권 발급을 중단하는 이민제한 행정명령에 22일 서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란 고속단정들을 쏴버리라고 했다”는 것도 이런 ‘적 때리기’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란은 중국, 한국에 이어 코로나19가 급속 확산한 나라였으며 감염자가 8만6000명, 사망자는 5400명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확산세가 둔화되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2일 “곧 마스크와 바이러스 검사키트, 항체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미국은 감염증을 잡지 못해 감염자 82만명에 사망자가 4만5000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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