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Americ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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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성향 따라 둘로 갈라져

백신 거부한 공화당 우세州

델타 변이 급속도로 확산돼

접종률 따라 경제회복 차별

오늘 취임 6개월 맞는 바이든

`더나은 재건` 위해 통합 절실

마틴 루서 킹 목사가 1967년 흑인과 백인 간의 사회적 차별을 지적하며 언급한 ‘두 개의 미국(Two Americas)’ 문구가 50여 년 만에 재등장하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재유행 속에서 백신 접종률 차이에 따라 심각하게 둘로 쪼개지는 미국을 이렇게 정의하기 시작했다. 백신 여부가 주별로 건강, 일자리, 경제력 격차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염려에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 접종을 독려하지만 미국 성인 1차 백신 접종률 목표인 70%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주별 정치 성향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지지자들이 많은 아칸소, 미주리, 텍사스주에서는 마스크뿐만 아니라 백신 접종도 강하게 거부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백신 접종을 주저하다가 ‘대선 사기’ 음모론과 결합시켜 이제는 백신 혐오감까지 표출하고 있다. 백신 거부 서명운동도 전개한다. 공교롭게도 이 지역으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집집마다 찾아가는 대책을 내놨다.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백신 허위 정보 방치는 사람을 죽이는 것과 같다”며 강력한 대응 조치를 촉구했다. 그러자 보수 진영에서는 ‘빅브러더법(국민을 감시하는 국가 통치)’이라며 반발했다. 건강과 직결된 코로나19 대책마저도 이처럼 국민적 합의를 이루기 힘든 상황이다.

전·현직 대통령 사이도 팽팽한 긴장 관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1일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대선 사기 주장과 함께 “급진좌파가 아니라 우리가 미국의 주류”라고 주장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을 빌려 “큰 거짓말(Big Lie)”이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이러한 말폭탄은 국민들을 서로 더욱 분열시킨다.

지난 1월 취임 당시 “내 영혼을 미국 통합에 바치겠다”고 선언한 바이든 대통령이 20일 집권 6개월을 맞이했다. 막대한 규모의 경기부양책으로 경제 반등의 기틀을 마련했음에도 진보·보수의 오랜 불신과 갈등을 봉합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투표권 제한, 4조달러 인프라·가족계획 예산, 이민자 대책 등 현안마다 공화당과 충돌한다. 인종차별과 증오범죄 또한 사회적 빅이슈다.

이를 반영하듯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국정평가는 ‘보통’이다. 갤럽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달 지지율은 56%로, 역대 대통령 10명의 취임 첫 6개월 조사 가운데 상위 일곱째다. 그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95%의 압도적 찬성표를 받았지만,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11%를 얻는 데 그쳤다. 자칫하면 두 개로 나뉜 미국에서 반쪽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더 나은 재건’을 위한 국정과제 동력을 얻으려면 폭넓게 지지 세력을 끌어안는 통합과 치유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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