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달 착륙, 마침내 인류 ‘우주 경제’ 시대 막 올랐다
미국의 우주 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가 민간 기업으로는 세계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지금까지 달 착륙은 미국·러시아·중국·인도·일본 등 5국 정부가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해 성공시켰지만 이제 기업이 새로운 주역으로 등장했다. 이번에 달 착륙 우주선을 보낸 기업은 이란 이민자 출신의 기업인이 세운 우주 탐사 기업이다. 민간 기업이 효율성의 힘으로 우주 공간을 경제적 가치 창출의 영역으로 개척하는 우주 경제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동안 우주는 안보 목적으로 국가 주도 기술 개발을 하던 분야였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2015년 회수 가능한 재활용 로켓 발사에 성공하면서 민간 시대가 열렸다. 세금으로 운영하는 미 NASA(항공우주국)가 물체를 우주 공간에 보내려면 kg당 4만달러가 들었지만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은 951달러면 충분하다. 이런 혁명으로 로켓 발사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면서 우주가 안보·군사의 공간에서 경제·산업의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됐다.
우주의 경제적 가치가 높아져 각국 정부도 다시 우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금 진행되는 인공지능(AI) 4차 산업혁명에 이어 다음에 올 5차 산업혁명은 우주 기술이 주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지구 상공 400~500km의 저궤도 공간에 군집 위성을 수천 기 띄워 지구 전역을 맡으면서 위성 인터넷과 통신·위치정보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미 시작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효용성이 입증됐다. 나아가 자원의 보고인 달을 희소 자원 개발과 첨단 생산 거점, 우주 개척의 중간 기지로 활용하는 등의 아이디어가 산업계에서 추진되고 있다.
현재 민간 우주 발사체 분야는 시장의 90%를 점유한 스페이스X를 필두로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 유럽연합의 에어버스 등이 주도하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제 막 열리고 있는 우주산업은 우리나라도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미래 먹거리다. 우리는 미국의 유인(有人) 달 착륙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에 참여 중이고, 지난해 5월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자력으로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일곱 번째 국가가 됐다. 누리호 성공으로 국산 우주 기술도 검증받은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정부 우주 기술을 전수받아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추진하고 국내 스타트업들의 기술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진통 끝에 우주항공청도 출범한다. 이제 막 싹트는 우주산업에서 우주항공청과 민간 기업들이 한 몸처럼 뭉쳐 ‘뉴 스페이스’ 시대를 빠르게 따라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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