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대비할 때는 오지 않는다. 방심하고 경계를 게을리할 때 위기가 강타한다. 온 나라가 소득주도 성장 부작용, 부동산 가격 폭등, 경기 침체의 혼란에 빠져 있을 때 나라 바깥에서 경고음이 들려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격화하는 데다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온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중국도 미국의 발표가 나면 즉시 보복관세를 때린다는 입장이다. 미·중 무역 전쟁이 확산되면 세계 경제는 시름에 빠질 수 있다. 양국은 물론이고 글로벌 공급망과 무역 흐름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수출 주도형 개방국가인 한국의 피해는 특히 커질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6000만 달러(31조5000억원) 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대중 수출액의 약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신흥국에서 시작된 금융시장 불안은 확산 추세다.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통화가치는 지난 한 달 사이 미국 달러화에 견줘 20~30% 폭락했다. 남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 통화도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추세가 뚜렷해지고,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서 한국에도 불안 심리가 퍼진다. 어제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는 14거래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내부 혼란과 위기에만 정신이 빠져 바깥에서 몰려오는 먹구름에 대비하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당국은 글로벌 시장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범정부 차원의 경계 태세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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