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Cheonan Policy Cannot Be This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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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 채택 이후 정부의 천안함 사건 대처 방향이 흔들리고 있다. 정부는 그제 외교안보정책회의를 열어 대북 조치를 새로운 환경에 맞게 적용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한다. ‘포스트 천안함’ 국면을 향한 출구전략 마련에 시동이 걸린 것이다.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을 서해가 아닌 동해 쪽으로 전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한다.

정부는 공격 주체를 명시하지 못한 안보리 의장성명으로 천안함 국면이 일단락됐다고 보는 듯하다. 천안함 대책의 핵심 조치들은 시행해보지도 않은 채 유보되거나 완화되고 있다. 이래선 안 된다. 사사건건 우리의 발목을 잡는 중국은 의장성명 물타기 전략에 성공한 데 이어 미 항모의 서해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 중국이 서해를 내해(內海) 취급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그런데도 국방부 대변인은 어제 “특정 해역에서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지는 않다”며 “한미 연합 방위의지를 과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잘못된 판단이다. 이번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한 제재 조치다. 미 7함대 핵심 전력이 동해상에 머무른다면 압박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도 중국의 억지를 받아주는 분위기다. 미국은 독자적 대북 제재 조치 실행도 늦추기로 했다고 한다. 한미 양국 모두 중국 눈치 보기가 지나쳐 저자세 외교로 일관하고 있다.

이제라도 정부가 단호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미국을 설득해 중국의 북한 편들기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21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외교·국방장관 회담에서 ‘포스트 천안함’ 전략의 틀이 결정될 것이다. 이 회담에서 대북정책 원칙을 관철해야 한다. 북측의 사과 없이는 북한과의 대화도 있을 수 없다. 23일에는 하노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천안함 외교전이 재개된다. c우리 대북정책은 실종될 것이다. 이러다가 외교전에서 완패하고 6자회담에 끌려나가는 모양새가 될까 걱정된다. 물론 남북 대립국면을 탈피해 대화국면으로 바뀌는 데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원칙에서 벗어나 외교전에서 물러 터진 인상을 주면 백전백패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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