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ndalous Truths Revealed in U.S. Diplomatic Docu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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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서 저지른 미국의 전쟁범죄를 미군 문서를 통해 폭로한 위키리크스가 이번에는 미국의 외교전문들을 공개했다. 위키리크스는 그제 미국 국무부가 지난 3년간 전세계 자국 공관과 주고받은 외교전문 25만건을 <뉴욕 타임스> 등 세계 5개 주요매체에 넘기고 그 1차분을 자체 누리집에 올렸다. 백악관은 이를 ‘무분별하고 위험한 행동’이라고 비난했지만, 자유민주주의의 보루로 자처하는 미국의 추악한 이면을 여과없이 드러낸 것만으로도 폭로의 의미는 크다고 하겠다.

폭로된 전문을 보면 미국 대사관은 주재국에서 미국 정부를 대표하는 것을 넘어 불법적인 정보수집에까지 나섰다. 반기문 사무총장을 비롯한 유엔 최고위층 인사들과 여러 나라 지도자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라는 국무장관 명의의 비밀지령까지 있었다. 요구된 정보 중에는, 수집 대상자가 사용하는 네트워크의 비밀번호와 암호화 키 등 통신정보나 신용카드 등 개인정보는 물론 디엔에이(DNA)와 지문, 홍채 등 생체 인식 정보까지 포함돼 있었다. 또 예멘 소재 알카에다 기지에 대한 미사일 공격에 미군기가 참여한 사실을 예멘 정부와 공모해 숨기는 등 국제사회를 기만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미국의 이런 모습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온갖 범죄적 방법도 불사했음은 그동안 기밀해제된 미국 정부 문서들을 통해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미국은 냉전 당시 북베트남에 대한 전면 폭격을 위해 통킹만 사건을 조작했고, 칠레의 아옌데 정부를 전복했으며, 광주민주화운동을 짓밟은 신군부를 지지했다. 위키리크스의 폭로는 미국의 이런 행태가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해준 것일 뿐이다.

이런 본질이 바뀌지 않는 한 미국은 세계인들의 도덕적 지지를 얻을 수 없다. 미국은 스스로의 행태를 진지하게 반성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우리나라 또한 미국의 이런 이중적 모습을 염두에 두고 관계를 맺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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