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National Interests and Security Rely on THAAD: Are We Really OK with This ‘Offbeat’ Deb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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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익·안보 걸린 사드, ‘엇박자 논쟁’ 할 일인가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이 어제 ‘3 NO’라는 이색 표현을 썼다. 미국이 한국 배치를 원하는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에 대한 정부의 신중한 입장을 압축적으로 드러낸 표현이다. ‘3 No’(No Request, No Consultation, No Decision)는 미국 정부의 한국 배치 요청이 아직 없는 만큼 관련 협의도 없었으며, 당연히 결정된 것도 없다는 뜻이다.

민 대변인이 밝힌 시각은 정부의 기존 방침과 동일하다. 어제 발언에 유달리 주목할 이유는 없는 셈이다. 하지만 사드 문제에 대한 언급을 삼가던 청와대가 “결정된 바가 없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가 사드 공론화에 적극 나선 현실이 작용했을 것이다. 미국 일각에서 한·중 관계를 경계하는 관점이 부상하는 점도 고려됐을 수도 있다. 앞서 9일(현지시간) 미국 안보전문 웹진 ‘워싱턴 프리 비컨’은 “시진핑 중국 주석이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 때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국의 사드 배치를 거부하는 대가로 경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사드는 말 그대로 ‘뜨거운 감자’다. 한반도 배치 추진을 공식화한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 사령관의 지난해 6월 발언 이후 미국은 다각도로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중국은 반발한다. “한·중 관계에 파국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결례에 가까운 경고까지 불사할 정도다. 사드는 안보 차원에서만 따질 일이 아니라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비용 문제이고, 동시에 동북아 지정학을 흔들 민감한 외교 문제다.

정부가 쉽게 결론을 내고, 또 손에 든 패를 허술히 공개하는 것은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돌이켜보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전략적 모호성’이란 발언을 한 것도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거듭 신중을 기할 사안이다.

여당 원내지도부는 ‘전략적 모호성’에 비판적이다. 15일로 예정된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와 이달 말 열릴 정책의총을 통해 사드 공론화에 나서겠다는 예고도 했다. 특히 유 원내대표는 사드 포대를 아예 사들이자고 주장한다. 물론 이런 주장은 국가안보 차원에서 공감의 폭이 넓다. 하지만 여당이 국가예산 부담, 외교 파장을 과소평가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유감이다.

뜨거운 감자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사드도 마찬가지다. 이 문제를 놓고 공개 논쟁을 벌이며 분란 양상을 빚는 여당은 과연 국민 기대에 부합하고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 국정운영의 공동 책임을 진 정부·여당은 국익·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를 놓고 교감·소통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엇박자를 내는 현실을 국민이 어찌 볼지 돌아봐야 한다. 국민 보기에도 황당한 당·청 엇박자를 사드의 이해당사자인 미국과 중국은 또 어찌 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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