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칼럼]‘마이티 덕’ 오바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이라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54%까지 치솟았다. 이를 두고 오바마는 임기 말년의 ‘레임 덕’은커녕 전혀 그렇지 않은 ‘마이티 덕’이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미국은 물론 한국 언론까지 나서서 오바마의 지지율이 이례적으로 이렇게 높은 것은 높은 도덕성과 소통능력 때문이라며 호들갑이다. 과연 그럴까?
2년 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참패 원인이 오바마 때문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얼마나 오바마의 인기가 없었느냐 하면, 당시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오바마에게 지원유세에 나타나지 말 것을 종용할 정도였다. 그가 나타나면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죽을 쑤던 그의 인기가 지금 갑자기 올랐다니 필자는 뜨악할 뿐이다. 그렇다고 오바마가 국면을 전환할 특별한 일을 한 것도 아니다. 금융위기 주범인 월가를 혼쭐냈는가? 아니면 중산층을 살렸는가? 어려움에 빠진 민생을 챙겼는가?
오바마가 취임 후 일관되게 한 일이 하나는 있다. 골프다. 대통령 취임 후 300회 이상 골프를 쳤다니 7년 반 중 무려 1년을 골프로 허송세월한 셈이다. 얼마 전 10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최악의 폭우로 루이지애나가 초토화가 되었는데도 오바마는 마서스비니어드 섬에서 골프를 쳤다. 이에 성난 현지 언론은 “휴가 중이든 아니든, 대통령이 즉시 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오바마를 성토했다.
오바마가 이렇게 한 이유는 정치인의 ‘생쇼’가 싫어서가 아니겠느냐고 누구는 역성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2014년 퍼거슨에서 흑인 사살로 인한 폭동이 났을 때도 오바마는 같은 섬에서 골프에 빠졌었다. 이에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자 오바마가 한 일이 무엇인 줄 아는가? 마지못해 이틀간 워싱턴에 복귀했는데 백악관엔 잠깐 얼굴만 비치고 총애하는 요리사 샘 카스의 아파트에 가서 저녁 먹고 휴가지로 돌아갔다. 결혼을 앞둔 조리장의 파티 참석이 워싱턴 복귀의 주목적이었던 것이다. 대통령 전용기를 띄워 워싱턴 방문에 들어간 돈이 110만달러, 조리장과의 한 끼 식사를 위해 13억원을 쓴 것이다. 하다하다 이제 언론은 오바마의 딸들까지 동원하고 있다. “알바하는 대통령 딸” 운운하면서 말이다. 그 알바를 어디서 하는지 한 번 따져보기 바란다. 휴가지 마서스비니어드 섬이다. 평범한 미국인들이라면 평생 한 번도 가보기 힘든 곳, 어떤 데는 하루 민박에 돈 1000만원이 훌쩍 들어가는 곳. 그런 곳에서 경호원을 대동해 재미 삼아 한 알바를 두고 “금수저의 소박한 삶”이라며 떠들어대다니….
그럼 그의 높은 지지율 여론조사는 과연 신뢰할 수 있는 것인가? 미국의 여론조사를 실행·발표하는 언론기관을 누가 소유하고 있는지를 보면 그 답이 나온다. 거의 다 재벌기업들이다. 금권세력들이다. 그러니 작금의 각 언론이 발표하는 여론조사는 실제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즉 금권세력의 장난질로 봐야 옳다. 그렇다면 미국 주류 언론이 실제로는 바닥을 기는 오바마의 인기를 천장 모르게 치솟는 것으로 둔갑시키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바로 힐러리 클린턴 때문이다. 금권세력들이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같은 당 오바마의 지지율을 높여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같은 당 후보가 재집권할 가능성이 그만큼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따라서 작금의 오바마의 인기 상승 장난질은 클린턴 당선을 위한 금권세력의 치밀한 전술·전략의 일환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것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우리 언론이 미국 주류 언론을 그냥 베껴 써대지는 않을 것이고, 또 자신이 진보라고 해서 무턱대고 민주당의 오바마와 클린턴을 지지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에서 민주당이 곧 진보라는 프레임은 깨진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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