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1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면서 “9·19 남북군사합의에 어떤 의문도 없다”고 밝혔다. 취임 후 첫 인터뷰에서 남북군사합의에 주한미군이 불만을 갖고 있다는 보수세력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다. 최근 키리졸브연습과 독수리훈련을 폐지하고 다른 훈련으로 대체한 것을 놓고 ‘연합방위태세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하자 단호한 어조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 우려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전문가가 아니다”라고까지 했다. 한·미 간 현안에 대한 여러 의문점을 불식시킨, 인상 깊은 인터뷰였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인터뷰 발언은 해석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분명하다. 남북군사합의에 대해 미군은 전적으로 한국과 입장이 같으며, 한·미 연합방위태세에도 이상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연합방위태세 약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향해 전문가가 아니라는 표현까지 쓰며 반박했다. 잘 모르면서 함부로 비판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난달 12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의 지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당시 발언의 맥락이 잘못 전달됐다”며 “주한미군의 주둔은 (한·미)동맹의 결정으로, 향후 체결 가능성이 있는 평화협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재확인했다. 입맛대로 해석해 보도한 언론과 이를 그대로 받아 한·미동맹 균열을 주장한 정치권은 반성해야 한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남북군사합의서 이행을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남북 간 물자 수송에 대한 승인 권한을 가진 유엔군사령관으로서 향후 남북철도 연결 등에 협력한다는 뜻이다. 전폭적으로 이 발언을 환영한다.
이제 남북군사합의를 둘러싼 한·미 간 균열은 근거 없는 주장임이 확인됐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군인 명문가 출신에 소신파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의 견해는 미군의 공식 입장이다. 보수파들은 더 이상 남북군사합의가 북한을 이롭게 했느니 마느니 시비 걸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이날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정부의 과속과 맹신으로 안보체제는 무너지고 한·미동맹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보에서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펴는 것처럼 위험한 일은 없다. 건전한 비판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정치적 이해에 매몰된 색깔론은 배격되어야 마땅하다. “미국이 비공식적으로는 남북군사합의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는 말이 들리지 않기 바란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말대로 유엔군의 지원 아래 남북군사합의가 착착 이행되기를 기대한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3142032005&code=990101#csidx46b8453ebf425ca9c08247f9ead4758
Leave a Reply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